저번에 ‘완벽한 공부법’을 읽고 난 후 영어를 잘하려면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. 책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기로 했다. ‘원서 잡아먹는 영작문’, ‘먹고, 쏘고, 튄다’ 일단 두 권을 샀는데 후자가 제목이 더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, 영작문을 실제로 하면서 책을 보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‘먹고, 쏘고, 튄다’를 먼저 읽기로 했다.

책을 읽은 소감은 이렇다. ‘어라, 내가 알고 있던 영어는 어디로 갔지?’, ‘모국어 문법에 소홀한 건 영국사람도 우리랑 비슷하네.’, ‘문장 부호를 이렇게나 신경쓰는 사람들이 있었네.’, ‘한글도 아직 다 모르는데, 영어 공부하는게 양심에 찔리네.’ 외 기타 등등. 분명히 이 책은 문장 부호 사용법에 대한 책이 맞는데, 읽고 있다 보면 내가 에세이를 읽고 있는건가 착각이 들었다. 문장 기호들이 탄생한 배경, 유명인들의 문장 부호에 대한 철학, 적절한 사용 예를 따라가다보니, 각 문장 부호를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왔다. 그리고 마지막에는 용법들을 나열하여 이 책이 문법책이 맞다는 것을 알려줬다.

책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게 정말 많다는 걸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. 시, 소설의 구, 절이 예로 제시되는데 부끄러울 만큼 해석이 안되는 것들이 많았다. 단어는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반복암기를 하면 기억해 낼 수 있겠지만, 솔직히 말해서 문법을 다시 공부하는 것은 큰 결심을 해야 할 것 같다. 이 책을 원서로는 못 읽었을 것 같은데, 역자가 각주를 정말 상세하게 달아줘서 다행히 주말 동안 다 읽을 수 있었다. 예시들을 각각 번역해줬을 뿐만 아니라, 영어 텍스트로 읽어야 유머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도 원문과 함께 해설을 첨부해줬다. 이렇게 훌륭한 번역서들만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.

책의 마지막에는 디지털 시대에 찾아온 위기(위기는 언제든지 있었지만)에 대해 작가는 문장 부호들을 지키는 ‘잔소리꾼’임을 자처한다. 그러면서도 언어는 바뀌는 것임을 쿨하게 인정하고, 논쟁 속에서 그 용법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. 마찬가지로 한글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있지만, 어떤 의미로든 잘 될거란 느낌이 든다. 작가같은 잔소리꾼이 한국에는 많이 있으니까.